맛집

보라매역 신대방동 맛집 서일순대국

Jubey 2018. 5. 4. 15:06

지난 월요일 밤, 보라매역 보라매공원 근처의 단골 맛집 서일순대국에 다녀왔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오기 전 영등포구 신길동에 살고 있을때인 약 5년전, 우연히 직장 상사의 소개로 알게된 단골 맛집입니다.

군대 다녀오기 전까지는 분식집에서 순대도 거의 못먹던 입맛인데, 지금은 순대국, 돼지국밥을 없어서 못먹는 수준까지 되었네요.

수요미식회에서 같은 동네인 신대방의 또다른 순대국 맛집을 소개한적이 있었는데, 해당 순대국집이 오랜 역사를 가졌고 서울시를 비롯한 각종 음식관련 상 같은걸 받은건 알겠지만... 글쎄요.. 제 입맛에는...

수요미식회에서 왜 이곳이 소개 안되는지? 안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이집도 메스컴을 꽤 탓습니다.

늦은 저녁 9시가 좀 못되어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화요일부터 목요일 오전까지 지방에 일이 있어서 밤에 내려가는 도중에 들렀습니다.

처음 갔을때는 창고같이 생긴 이곳이 아니라 바로 옆에 크게 온돌 방식으로 된 곳에서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사진의 이곳이 처음 순대국집을 하던 자리라고 하더라구요.

바로 옆에 매장이 또 있고 인기덕에 구로쪽에도 분점이 하나 있습니다.

신발 벗고 바닥에 앉아 먹는걸 좋아하지 않아서 저는 거의 이곳의 테이블에서 주로 식사를 합니다.

게다가 혼자 늦은 시간에? 약 8시 45분경에 방문하기도 했구요.

월요일 밤 9시 경에도 불구하고 2개의 테이블은 통째로 예약이 되어있고 다행이 딱 한테이블이 비어있어서 바로 앉아서 순대국을 주문했습니다.

메뉴는 역시 일반 순대국집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술꾼들이 참 좋아할정도로 음주에 특화 되어있는 느낌입니다.

저는 술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건강에 적신호가 와서 더더욱.... 일년에 2~3번 정도 외에는 입에도 안댑니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사진 찍고 머 할시간도 없기에.. 그리고 솔직히 너무 배고 고팠습니다. 낮 12시 이전에 한끼 먹은게 전부였네요.

사진이고 자시고 허겁지겁 먹다가 뒤늦게 찍었습니다.

뜨거운걸 잘못먹기에 순대는 초반에 옆에 밥뚜껑에 덜어서 미리 식혀놓고 식사중간에 국물에 적셔먹는 스타일입니다.

이 집의 큰 장점은 담백한 국물과 든실함을 넘어설 정도로 고기를 비롯한 내용물의 참으로 넉넉한 양입니다.

또한 좋은 품질의 새우젓과 깔끔하고 위생적인 관리가 단연 돋보입니다.

비치된 양념통은 뚜껑으로 잘 덮게 되어있으며, 덜어먹을 수 있는 작은 스푼이 함께 있습니다.

서빙하시는 분들이 테이블을 보면서 바로바로 정리도 수시로 하구요.

이번엔 칼칼한게 땡겨서 소금이 전혀 가미되어 있지 않은 매운 양념을 양념장과 함께 비치된 작은 스푼으로 크게 한술 떠서 섞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덜어 먹을수 있는 양념장과 소금, 깨소금, 후추 등이 비치되어 있고 테이블마다 뚝배기 그릇에 담긴 겉절이 배추 김치와 시원한 서울식 깍두기가 있습니다.

석박지라 하기엔 큐브에 가까울 정도로 두툼하고 크며 깍두기라 하기엔 사이즈가 좀 큽니다.

국밥 그릇이 아니라 국자와 함께 뚝배기형태의 큰 그릇에 담긴 깍두기입니다.

그리고 그 옆의 김치..

사실 저의 어머님이 요리를 맛있게 잘하셔서 왠만하면 식당에서 나오거나 파는 김치는 정말 궁할때 (떨어졌을 때) 아니면 잘 먹는 편이 아닙니다.

처음 이곳에 방문했을 때도 김치보다는 깍두기를 좀더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김치에도 제 입맛이 길들여진거 같기도 합니다.

이곳과 여의도의 xx칼국수 집의 김치는 가끔씩 겉절이가 먹고 싶을때 찾아가서 먹을 정도로 저한테는 이제 서울에서 김치집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뜨거운 것을 잘 못먹는데도 불구하고 ( 일반적으로 뜨거운 전골이나 찌개 등을 먹을때 30~40분이 넘게 걸립니다 ) 20분 정도에 다 먹었네요.

든든하게 먹고 잠시 일이 있는 판교로 출발하였습니다.

추운 겨울에 더욱 맛있겠지만 이곳의 순대국은 언제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분명 돼지 특유의 육향은 있으나 거북하지 않고, 소화도 잘되며 속이 거북하지 않고 개운합니다.

10년전 쯤, 수술로 담낭을 떼어낸 후부터 몸에 안좋은 음식을 먹으면 속이 답답하고 아프고 힘든데, 이곳의 순대국은 배가 불러서 위가 터질것 같은 불편함을 제외하고는 소화에 관련된 어떤 문제도 없어서 종종 들립니다.

비가 오거나 든든한 국밥이 생각날 때, 한번 방문해 보세요 ^^